2009/11/11 15:49
[취미/스윙댄스]
* 2주 전에 토요일 부기우기에 처음 가봤는데, 가히 파라다이스라고 할만 했다. 정확히는, 인구밀도가 초큼 심하게 높은 파라다이스. 사람 많다고 해서 일부러 10시 반 넘어서 갔는데 그래도 사람이 많았다. 11시 넘으니까 겨우 스윙아웃이고 찰스턴이고 할만 하더라. 12시 반인가에 나왔는데 그때까지도 플로어에 사람이 한 가득 있었다. 정말 홀딩 울렁증이랑 귀가 교통편에 대한 걱정만 없으면 원없이 춤출 수 있겠더라.
원래 타빠 혼자 가면 좀 위축되고 그랬는데, 이날은 비빌 언덕이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. 나 도착하고 나서 금방 나가긴 했지만 19기도 여러명 와 있어서 인사도 하고 홀딩도 하고, 스패에 있는 지인들 때문에 간 거여서 얘네들이 부킹도 시켜주고 잘 추는 사람들 같이 구경도 하고. 덕분에 누군지 알았더라면 절대 홀딩 신청 못했을 고수 팔뤄들과 홀딩도 했다는.
스윙을 2,3년 쉬다가 다시 시작한 C군과 Y군이 춤추는 걸 처음 봤는데, 예전에 춤을 배웠던 친구들이라 확실히 당시의 베이직이 그대로 남아있던 것 같다(요새 스타일과 차이가 보이더라는 얘기). 한 반년만에 홀딩하게된 L누나는 그때는 내가 뭐가 뭔지 전혀 모를때여서 눈치 못 챘는데, 이번에 홀딩해보니 완전 고수님이셨네. H누나와의 홀딩은 아무래도 누나가 얼마나 고수인지 모르고 홀딩했던 그날이 제일 잘 춰진 것 같다. 그뒤로는 일단 고수팔뤄와의 홀딩이라 많이 긴장하게 된다. 그렇긴 해도 이제 부기우기에 오면 내가 홀딩신청할 수 있는 고수팔뤄가 두분이나 계시는구나!
이날은 스윙화 대신 스니커즈 가지고 출빠하긴 했지만, 오후에 반차 내고 나이키 휴먼 레이스 10km 뛰고 온 덕에 몸이 풀릴 대로 풀려있어서 평소 이상으로 춤을 릴랙스하게 췄던 것 같다. 음악도 좋았고 파트너들도 좋아서 추다보니 동영상으로만 봤을뿐 한번도 연습해보지 못한 스텝을 나도 모르게 밟게 된 것을 느꼈는데, 음악과 춤에 빠져 그 스텝이 저절로 밟히긴 했는데 그걸 의식하는 순간 그 다음에 다른 루틴으로 스텝이 연결되진 않아서 좀 아쉬웠다. 아무튼 이런 날도 있구나 싶었다.
간만에 무척 즐거운 출빠였다. 몸을 확실히 푸는 것이 중요하고(사실 달리기 10km은 좀 심하게 푼 것이지만;), 비빌 언덕(친한 사람들)이 있는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고, 다양한 수준의 댄서들이 있다는 것이 즐거웠던 요소였던 것 같다.
* 지난 주말 갔던 파티는 요새 좀 슬럼프이기도 했고, 음악이 나랑 도저히 맞질 않아서 춤을 못 췄다. 예전에는 그냥 박자만 간신히 듣고 춤 췄는데, 음악에 신경을 쓰게 되니까 스윙 재즈가 아니면, 아무리 스윙감이나 박자가 맞다고 해도 로큰롤이나 가요에는 도무지 린디합을 추고 싶지가 않다. 고수들은 무슨 음악이 나오든 다 소화하지만 나는 이제 겨우 스윙재즈를 이해하려고 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스윙재즈의 뮤지컬리티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것 같다. 내가 좀처럼 못추는 음악에 다른 사람들이 춤추는 걸 보고 있으면 그들의 춤이 음악에 맞춰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필의 린디합을 추고 싶지 않은 탓도 있다. 그리고 이날 로큰롤도 아니고, 거의 스윙감도 없는 상당히 어정쩡한 가요에 사람들이 춤추는 걸 봤는데, 모든 사람들의 춤이 이상했다. 그런 노래도 처음이었지만 그런 광경도 처음이었다. 정말로, 춤은 음악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. 그러므로 좋아하는 음악에서만 춤추고 싶다. 노래 나온다고 그냥 홀딩 하고 박자만 듣고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다. 당분간은 이렇게 음악 편식을 할 것이다. (사실 편식할 수 밖에 없는 실력이기도 하고 ㅎㅎ)
* 10월에는 연습모임 하나, 외부강습 2개 재수강만 했는데, 연습모임 커리도 너무 좋기도 했고, 외부강습을 재수강하다보니 처음 들을땐 전혀 풀리지 않던 의문들도 풀리고 새로 깨닫게 된 것도 많고 해서 자신감이 조금 생겼었다. 그런데 연습모임이랑 외부강습이랑 끝날 때가 되니, 전엔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의식 못했던 어마어마한 단점들이 눈에 띄게 되면서 다시 급소심해졌다.
구체적으로는, 클로즈드 포지션에서 락 스텝 리딩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. 아무튼 클로즈 포지션에서 락 스텝을 리딩해야하는 모든 패턴의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. 전에는 락스텝은 그냥 락스텝하면 되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다. 피겨/패턴으로 치자면, 맨날 쓰는 턱턴의 정확한 리딩이 이다지도 힘들다는 걸 깨달았고, 차라리 숄더팝(팝턴)의 리딩이 쉬운 것 같다. 이 문제점을 알고나니, 바디가 아닌 왼팔로 푸쉬를 하고 정확하지 않은 리딩을 할때마다 팔뤄님의 오토팔뤄잉에 굽신굽신 의존하는 비굴한 리더가 된 것 같아 슬프다. ㅠ 이 상황을 깨닫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사이드 락스텝을 밟을 수 있게 되면서 센드아웃, 인사이드롤, 사이드스텝 스윙아웃 등의 리딩이 좋아진것 같아서 의기양양 했었는데, 그보다 기본적인 락스텝이 큰 문제이다. 상황이 이럴진대, 직진 락스텝과 회전 락스텝의 리딩 구분은 멀고도 먼 얘기다.
그러고 보면 전에도 오토팔뤄잉을 해주지 않는 중급이상의 팔뤄분들과 홀딩할때는 턱턴에서 늘 뭔가 무력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. 내 리딩이 허접했으니 그럴 수 밖에. 문제점을 알게 됐는데 고칠 방법은 아직 보이질 않아서 그렇잖아도 소심하던 제너럴이 더 소심해지는 것 같다.
그동안 거의 베이직 심화/클리닉 강습만 죽 들어왔는데, 대체로 스윙아웃을 위주로 프레임, 커넥션, 바운스 등의 기본 요소 심화 이해/클리닉만 받아와서 락스텝의 리딩을 제대로 클리닉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. 락스텝 말고도, 요새 린디서클이 다시 엄청 구려진 것 같은데, 역시 답이 안 나온다. 안되는 것만 가지고 연습도 하고 싶고 클리닉도 받고 싶은데. 연습할 파트너도 없고 클리닉해줄 사람도 없다. 아니 어쩌면 있는 걸 수도 있는데, 내가 부탁을 잘 못하겠다는게 정확하겠다.
